사랑하는 온땅의 밀알 교회 성도님께
기쁨의 추석 잘 보내셨습니까? 수 많은 이야기 보따리가 가득한 여름을 보내고 다시 수확의 계절, 가을을 맞이합니다. 산업화 시대와 정보화 시대에 이르러 농경시대의 산물이었던 추석의 따뜻한 의미들이 거의 다 퇴색되고 이제 남은 것은 부식된 전통과 교통체증 그리고 고향에 두고 온 순수함.
오늘날의 추석을 보며 복음에 대해 잠시 반추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그 놀랍고 강력하고 또 순결하며 사랑스러운 복음의 능력이 오늘날 얼마나 살아 역사하는지. 아니 오히려 내 안에 그 복음은 지금 어떻게 어떠한 모습으로 그 광채를 비추고 있는지 묵상해 봅니다. 복음은 과거엔 그랬다더라 라는 과거형으로 설명되어 질 수 밖에 없는 어떤 추상적인 형상이 아니라 지금 내 안에서 내 삶의 모든 영역에서 그 빛을 그 영광의 광채를 발하고 있느냐 하는 본질적인 질문을 하게 됩니다.
1. 엑상 프로방스 정착기
서론이 길었습니다. 사실 저희 가정은 추석을 고속도로에서 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싶습니다. 7인승 벤을 몰고 리옹과 엑상프로방스간 왕복 7시간의 거리를 왕래하며 이삿짐을 실어 날랐습니다. 그리고 그 이삿짐 만큼이나 감사한 일들이 많았습니다. 먼저는 엑상프로방스 한인교회에서 설교로 섬기시는 박성형 전도사님을 뵙게 되었는데 그 분은 현재 저희가 다니는 신학교 석사 과정에 있습니다. 이 분을 통해 집을 구할 때까지 약 6주간 임시로 거할 수 있는 곳을 소개 받았습니다. 그 교회 어느 가정이 이번 가을에 잠시 한국에 들어가게 되면서 집을 비우게 되어 저희를 영접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집을 구하며 공부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 집이 꽤 넓어 저희가 두 차례에 걸처 실어 나른 이삿짐을 여유있게 쌓아 놓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엑상프로방스는 빠리같은 민박집도 없고 호텔만 즐비한 도시입니다. 계획하기로는 1주일 동안 호텔에 묵으며 공부도 하고 집도 구해 볼 요량이었습니다. 그 가정 덕에, 더불어 저희를 위해 기도하시는 동역자님의 기도 덕에 그리고 그 기도를 들으시고 응답하시는 하나님의 신실하심으로 엑상 프로방스에 무사히 발을 디뎠습니다.
이 가정을 통해 알게 된 것 가운데 하나는 이 아파트의 주인이 신실한 그리스도인이라는 것입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이 아파트 주인은 저희가 다니는 신학교의 이사님 같은 역할을 하는 분이셨습니다. 큰 행사가 있을때에는 꼭 참여하시고 재정적 헌신과 격려, 여러 모양으로 신학교와 교회를 섬기는 프랑스에서 보기 드문 아주 귀한 분이셨습니다. 더 놀랍고 감사한 사실이 있습니다. 이 분들이 저희의 사정을 아시고 직접 저희에게 찾아 오셔서 자신들이 소유한 또 다른 아파트를 저희 가정에게 소개해 주시겠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바로 다음날 함께 그 집을 찾아 갔습니다. 마침 현재 살고 계신 분도 약 두달 후에 집을 비우신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10월 말이 됩니다. 저희가 임시로 머무는 아파트를 떠나는 날과
맞아 떨어졌습니다. 그리고 그 주인인 '장 루이'씨가 제시하는 임대 조건도 까다롭지 않고 모든 물세와 난방비가 모두 월세(프랑스는 전세 개념이 없습니다)에 포함되고 여러 복비나 보증인이나 보증금등을 일체 요구하지 않았습니다. 또 이 분들을 통해 앞으로 출석할 현지 프랑스 교회와 더불어 교회 내의 작은 기도 모임도 소개 받게 되었습니다. 저희 앞에 놓인 가장 큰 걱정거리를 하나님께서 한 방에 해결하여 주셨습니다. 할렐루야! 가장 어려운 상황에서 역시나 신실한 사람을 통해 역사하시는 하나님을 소리 높여 찬양 합니다. 짐보따리 들고 리옹을 떠날때는 망망대해를 가르는 심정이었는데 도착하니 모든 것을 예비해 두신 하나님의 은혜의 바다에서 그저 감사해 목 놓아 웁니다. 기도에 마음다해 동역해 주신 동역자님께 눈물로 감사드립니다.
'이스라엘아 여호와를 바랄지어다 여호와께서는 인자하심과 풍성한 속량이 있음이라'(시130:7)
2. 장엄한 현장, 영광의 순간 ‘세례’
저희가 리옹에서 섬기던 리옹 3구교회에서 지난 주 세례식이 있었습니다. 아프리카 카메룬 아저씨 '안데르손'과 한국인 여학생 '배지해', 프랑스 청년 '요안' 그리고 C국 자매 'Y'양 입니다. 각자 각자가 수 많은 환난과 믿음의 시험 가운데서도 실족하지 않고 끝까지 승리하여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특별히 세례받기 전 세례받는 사람은 모두 간증을 했는데 간증할 때 마다 당일 교회를 가득 메운 가족들과 이웃들과 친구들은 넘쳐 흐르는 성령 하나님의 은혜에 눈물을 이기지 못했고 또 이로 말미암아 귀한 전도의 시간되 었습니다. 이번에 한국에도 갔다온 '요안'은 할머니께서 지켜보는 가운데 세례식을 거행했습니다. 개신교 교회에 다니는 요안을 꾸지람하고 탐탁지 않아 했던 그 천주교 신자 할머니십니다. 그러나 그날 요한의 입에서 기탄없이 터져나오는 간증과 믿음 선포를 통해 놀라고 기뻐하며 또 자랑스러워 하셨습니다. C국의 Y자매는 한창 소그룹을 진행할 때 즈음, 아직 믿음이 온전치 못했을 때 즈음에 '헨느'라는 도시에 가버려서 다시는 못 보게 될 줄 알았습니다. 너무나 아쉽고 조금만 더 함께하며 가르쳤었으면 했던 자매입니다. 그러나 영원토록 신실하신 하나님의 섭리 아래 그 자매는 다시 리옹으로 돌아 오게 되었고 다시 교회에 출석하면서 소그룹을 시작했습니다. 실로 믿기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여러 모임과 기도회, 나눔과 공동체 사랑을 받으며 무럭 무럭 성장해갔습니다. 마침내 석사 2학년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영광의 세례식을 한 후 C국으로 돌아갔습니다. 한 생명을 살리시고, 세워가시기 위해 상상할 수 없는 방법으로 일하시는 하나님의 열심을 절감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약속하신 말씀을 성실히 이뤄가시는 하나님 은혜가 너무 놀랍고, 가장 연약한 자들을 통해 가장 위대하게 일하시는 주님의 솜씨가 경이롭습니다. 이 4명의 성도들이 각자 있는 곳에서 믿음이 자라고 터가 굳어져 예수 그리스도의 참 제자요 하나님 나라의 담대한 군사로 잘 성장해 갈 수 있도록 기도를 부어주십시오. 하나님! 감사합니다.
‘내 말과 내 전도함이 설득력 있는 지혜의 말로 하지 아니하고 다만 성령의 나타나심과 능력으로 하여
너희 믿음이 사람의 지혜에 있지 아니하고 다만 하나님의 능력에 있게 하려 하였노라’(고전2:4,5)
새로운 땅, 새로운 도전!
이제 장칼방 신학교(Faculté de Jean Calvin)에서 신학을 시작합니다. 선교사는 주의 도를 바르게 가르치는 자입니다. 내가 주의 말씀에 탁월하고 삶이 그 분의 말씀에 합일할 때 비로소 가르칠 준비가 되었다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깊이가 있어 깊은 곳에서 길어낸 우리 주님의 사랑과 한량 없는 은혜를 성령 하나님의 교통하심 가운데 성도들에게 그리고 주님을 알지 못하는 이웃들에게 열심히 날라 주는 선교사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특별히 젊은 신학도들이자 미래의 목회자들인 장칼방 신학교 친구들과 친밀하고 긴밀한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그리고 불어로 진행되는 수업을 잘 이수 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세요. 마지막으로 하나님을 부인하며 보이지 않는 핍박을 가하는 이 나라 프랑스에서 끝까지 바른 신앙을 고수하며 열학한 상황 가운데 고작 15명도 채 안되는 학생들을 가르치며 고분 분투하는, 그래서 더 아름다운 장칼방 신학교와 교수님들을 위해서도 기도해 주시기를 부탁 드립니다.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이 귀한 기회를 통해 불어권 사역에 부흥의 불씨가 되기를 간절히 원합니다. 이 소원이 또한 사랑하는 동역자님의 소원되기를 원합니다. 전쟁보다 더 살벌하고 잔인한 삶의 현장에서 동역자님의 인생이 송두리째 주께 들려지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조국과 열방의 부흥을 위해 눈부시도록 뜨겁게 타오르는 장작같은 인생 되기를 기도합니다. 함께 태워진 인생되어 주님앞에 겸손히 서게 되기를 소망해 봅니다. 주 은혜로 인하여 영육간에 강건하시기를 기도합니다. 가정과 사업과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에서의 예배도 늘 진리와 영의 예배가 풍성하기를 기도합니다. 영원한 주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거듭 감사드리며..
2013년 9월 27일 엑상 프로방스에서
김영기, 이정현, 김원희 선교사 올림
; 기도제목
1. 이사 및 정착을 위해
2. 신학을 잘 마무리하기 위해 아울러 신학교과 교수님들을 위해
3. 원희를 바르게 양육하기 위해
4. 미국 하베스트 교회의 10월에 있을 프랑스 단기 선교를 위해
5. 엑상프로방스에서 매주 예배할 교회를 찾을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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